부동산 업계에는 홀로 1277채를 소유한 '빌라의 신' A 씨 사건이 논란이 된 바 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세입자들은 건설사와 직접 계약했는데 잔금을 치르는 날 A 씨로 명의가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돈을 들이지 않고 집을 사는 '동시 진행' 수법을 사용한 것이다. 심지어 전세가와 매매가가 같은 '무갭전세'였다.
문제는 A 씨가 세금 72억 원을 체납하면서 100채의 빌라가 압류됐고, 공매 절차에 들어가면 세입자는 전세금 중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에 압류 피해자 수십명이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 씨 사건뿐만 아니라 빌라 500채를 사들인 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화곡동 세 모녀 사건' 등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동산 경매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송희창 행크에듀 대표가 '전세 사기 절대 안 당하는 방법'을 유튜브 '행크TV'를 통해 전했다.
송 대표는 먼저 A 씨에 대해 "'빌라의 신'이 아니라 '바지사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을 노린 전세 사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 씨의 수법은 이렇다. 세입자가 건축주 B 씨와 2억 5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을 내려는 사이 B 씨가 A 씨에게 해당 빌라를 매매한 것이다. 송 대표는 "세입자 입장에서 본인이 계약했던 건물주가 아닌 실제 건물주는 다른 사람인 것"이라며 "매매했으나 근저당, 가압류 등도 없고 깨끗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B 씨에게 빌라를 매입한 A 씨는 이미 72억 원의 세금이 체납되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공매가 진행된 것이다. 공매는 국세징수법에 의한 압류재산을 환가하거나 형사소송법에 있어서 압수물 중 보관하기 곤란한 물건을 매각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국가기관이 강제 권한을 가지고 행하는 매매를 말한다.
송 대표는 "세입자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놓았더라도 몇천만원 정도 손해를 보는 것"이라며 "공매로 넘어갔을 때 본인이 낙찰받는다고 하더라도 본인 전세금 전체 2억 5000만원을 배당받지 못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송 대표에 따르면 빌라 업자의 경우 전체 빌라를 분양했을 때 2억 원의 이익이 창출된다. 분양하지 않고, 전세로 돌린다고 하더라도 시세와 거의 같기 때문에 이익이 남는다고.
그는 "분양은 어렵지만, 임대는 쉽기 때문에 이런 물건은 오피스텔처럼 풀옵션을 넣어준다. 임차인은 오래 머물다 갈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매할 때보다 신경을 덜 쓴다. 안심하고 들어왔는데 소유자가 바뀌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심리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라 전세 계약시 꼭 체크해야 할 6가지
송 대표는 전세 사기를 피하는 첫 번째 방법으로 서류 요구를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세, 지방세 완납증명원을 임대인에게 요구한다. 근저당 계약서상 채무 뿐만 아니라 실제 체납된 세금이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걸 요구하게 되면 임대인이 기분 나빠질 수 있다. 그럴 땐 전세자금 대출 받기 위해 은행에서 요구한다고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로 특약사항으로 '잔금일 이전에 매매 계약할 경우 임차인의 동의를 구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 종전 소유자도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를 연대하여 지기로 한다'고 기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또 "빌라 시세를 꼼꼼하게 파악했으면 좋겠다. 전세는 시세의 최대 70~80% 선이다. 임대 시세만 보지 말고 빌라 시세가 얼마인지, 내게 브리핑하는 중개사를 통하지 말고 인접 부동산 한두군데만 가더라도 정확한 시세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입지 분석하고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이걸 매입한다고 하더라도 손해 보지 않고 70~80%의 마진은 확보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또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게 되면 전세권 등기에 효과가 있으므로 따로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나온 보증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송 대표는 "보험 가입 시 잔금일, 전입일 기준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보증공사에서 돌려주기 때문에 들어주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등기부등본을 계약하고 나서 받아보고, 잔금 전후 3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한 번에 700원씩 드는데 계약 시 공인중개사가 떼어 주지만 자기가 스스로 떼어 보는 게 불안을 줄인다. 이것만 알아두면 전세 사기는 당할 일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