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제동을 걸었다. 자신들의 안보 보장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두 국가의 NATO 가입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NATO의 각국 대사들이 모여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 신청건을 협의했지만 터키 대사가 반대 의견을 내면서 중단됐다.
NATO에 들어가려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있어야 한다. 터키 측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NATO 회원국이 되는 걸 반대하는 게 아니다”며 “우리의 요구사항을 빨리 들어줘야만 두 국가의 가입 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자국 남부 등을 중심으로 쿠르드족의 자치권을 주장하는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쿠르드족 의원 6명이 스웨덴 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등 일부 북유럽 국가들이 PKK를 지원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에 피신해 있는 30명의 PKK 테러범 신병을 우리에게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터키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다른 유럽 국가들과 함께 2019년 터키에 부과한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당시 유럽연합(EU) 일부 회원국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터키에 무기 금수 조치를 단행했다.
한편 이날 EU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리파워EU’ 방안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러시아산 석탄 등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2100억유로(약 280조원)를 태양광 발전과 같은 청정에너지 인프라 설비에 투입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는 총 3000억유로를 들일 계획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2030년까지 그린에너지 발전 비율 목표치를 45%로 상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