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안 먹은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 정도입니다. 맛·품질·가격 모든 것에 만족해요.”
지난달 말 GS리테일이 부산 동래구에 문을 연 GS25 동래래미안아이파크점은 이 일대에서 ‘치킨 맛집’으로 유명하다. 편의점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소매 점포에서 식당, 은행 점포 등으로 변신하는 추세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 매장에선 치킨 로봇이 닭을 튀긴다(사진). 주문이 들어오면 로봇이 닭을 망에 넣어 약 10분간 기름에 튀긴다. 이후 점포 직원이 기름을 털어내 치킨을 포장해 놓으면 소비자가 가져가는 식이다. 방문자를 응대하고 진열 등 다른 업무도 해야 하는 편의점 직원에게 치킨까지 직접 튀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로봇이 닭을 튀기면 부담이 훨씬 덜하다.
치킨 로봇으로 화제를 모은 이 점포의 매출은 다른 곳보다 많다. 이곳의 지난달 30일~이달 15일 매출은 같은 상권(주택 입지)의 비슷한 면적(약 100㎡) 점포보다 1.8배 많았다. 객단가 역시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엔 치킨이 효자 노릇을 했다. 이 매장의 치킨 매출은 전국 GS25 평균 치킨 매출 대비 22배 많다. 전체 매출 구성에서 치킨이 차지하는 비중도 18.8%에 달한다. 일반적인 편의점의 ‘주력’인 맥주·아이스크림을 제치고 판매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다른 편의점들도 소비자·가맹점주를 잡기 위한 특색 있는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CU는 지난해 말 하나은행과 협업해 서울 송파구에 금융 특화 편의점인 CU마천파크점을 리뉴얼해 출점했다.
이 점포에 설치된 STM(Smart Teller Machine·종합금융기기)을 이용한 은행 업무 처리 건수는 6개월 만에 1만 건을 돌파했다. 이 점포에서 하나카드를 사용한 결제 건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
편의점업계에선 출점을 더 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점포 수가 늘어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경쟁 점포와 차별화한 서비스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기준으로 주요 편의점 점포 수는 5만 개를 넘겼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맹점주에게 선택받으려면 매출 확대에 필요한 차별화 포인트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