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워크아웃 졸업과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겪은 금호건설이 ‘주택사업 집중’ 전략으로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분기 신규 수주의 약 70%가 주택 부문에 몰리면서 올해는 처음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주택사업 확대에 힘입어 지난 3년간 실적이 꾸준히 개선됐지만 과도한 주택사업 비중이 자칫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금호건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신규 수주(4838억원) 가운데 67%(3278억원)가 주택 부문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2조6772억원) 중 48%(1조2900여원)이던 주택 부문 비중이 올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금호건설이 주택 부문에 집중하기 시작한 건 홀로서기 차원에서다. 워크아웃과 자회사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전까지는 금호그룹 내 지주사 역할이 컸기 때문에 주택사업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2017년엔 주택사업 부문 비중이 매출의 19.3%에 불과했다.
주택시장 호황에 힘입어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9년 1조5977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작년 2조651억원으로 2년 만에 3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5억원에서 1116억원으로 배로 뛰었다. 매출 중 주택 부문 비중은 2019년 26%에서 작년 45.8%로 증가했다.
금호건설 내부에선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론칭, 리모델링사업 진출 등 주택 부문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어울림, 리첸시아 외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여 주택 부문에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호건설은 지난 11일 서울 풍납동 강변현대 리모델링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건설사 중 유일하게 참가해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계약까지 이뤄지면 금호건설의 첫 리모델링사업이 된다.
일각에선 주택사업 부문의 급격한 확대가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 상승,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대내외 악재가 많기 때문이다. 이미 1분기 실적에서부터 외부 요인에 의한 실적 악화 조짐이 나타났다. 금호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3% 감소한 150억원, 순이익은 67% 줄어든 117억원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주택사업 외에 뚜렷한 신사업이 없는 점도 성장의 한계로 꼽힌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공항 공사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신공항 건설 수주전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며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하는 수처리 분야도 기술 개발을 완료했고 전국 정수장과 하수처리장에 기술을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