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수소와 배터리 소재사업에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포석이다.
롯데케미칼은 1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그룹군 총괄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30 비전·성장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 매출을 작년(18조1204억원)보다 세 배가량 많은 50조원대로 키우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김 부회장은 △범용(기초) 석유화학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수소, 배터리 소재, 바이오플라스틱 등 주력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범용 석유화학 사업은 매출을 지난해 11조원에서 2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의 주력 제품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소재다. 에틸렌 생산량 기준으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페셜티 사업은 연 7조원에서 18조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전체 매출의 70%를 기초소재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특수소재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소, 배터리 소재, 바이오플라스틱 등의 신사업에선 2030년까지 연 12조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소 산업에 2030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12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엔 4조원을 투자한다. 올 상반기 미국 배터리 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을 설립해 미국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금 중 60%가량을 미국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롯데케미칼은 내년까지 국내 석유화학사 최초로 RE100 가입을 추진한다. RE100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국제사회 캠페인이다.
김 부회장은 “코로나19와 탄소중립을 계기로 화학사들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 역량을 동력으로 삼아 지속 가능한 발전과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