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체자산들이 '회피처'로 각광받고 있다. 증시 출렁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탄소배출권이나 인프라 투자 혹은 하락장에서 헤지수단이 되는 금 등이다. 이러한 대체자산으로 구성된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탄소배출권ETF, 테마 ETF중 몇안되는 플러스(+) 수익률19일 기준, 탄소배출권ETF는 테마ETF중 올 들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몇 안되는 상품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슈와 관련된 에너지·원자재 ETF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최근 시장에서 탄소배출권ETF가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탄소배출권ETF는 크게 유럽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나뉜다. 두 종류 상품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는 올해들어(1월3일~5월19일) 5.24%가 올랐다.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도 4.45%가 상승했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ETF'와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 ETF'도 각각 3.03%, 2.5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
투자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의 경우 올해 초 595억원이던 설정액이 현재 755억원으로 늘어났다.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 ETF도 설정액이 350억원에서 380억원으로 증가했다.
유럽 국가들이 탄소배출권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까지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있다는 관측이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팀장은 "탄소중립 기술 등이 자리잡을 2050년 전후까지는 탄소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될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20~30년은 투자할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인프라, 금 투자에도 자금 몰려건물, 도로, 다리 등에 투자하는 인프라 투자도 좋은 성적표를 받고있다. 경기 침체, 주식시장 불황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ETF'는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4.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1022억원이었던 설정액은 이날 기준 2171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국내에 유일하게 상장되어 있는 인프라 투자회사인 맥쿼리인프라도 높은 주가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주가는 13950원으로 1만3900원~1만4100원 사이를 오갔던 연초와 유사한 가격이다. 맥쿼리인프라의 주가 방어력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고 있는 맥쿼리인프라의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은 3100~32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7%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유료도로, 철도, 도시가스 등 투자처의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인프라 투자의 경우 배당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ETF와 맥쿼리인프라의 배당률은 작년 기준 5%대였다. 장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비용 견인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주식 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인프라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지용 자산인 금의 가격도 연일 상승세다. 금은 주식시장 불황때 가격이 오르는 전통적인 '회피처'다. ETF로는 국내시장에 'KINDEX KRX금현물 ETF'가 상장되어 있다. 올해초 100억원이던 설정액은 310억원으로 3배이상 늘어났다. ETF가격도 올해초 대비 6.25% 상승했다.
KRX(한국거래소) 금거래소에서 금을 직접 사고 파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개인투자자도 증권사를 통해 금 거래 계좌를 개설한다면, 1g 단위로 금 거래가 가능하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