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단위 하락에 강북 집주인 '비명'…용산만 독야청청

입력 2022-05-19 14:00
수정 2022-05-19 14:20

서울 집값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북 집값이 거듭 하락하고 있다. 강남을 위협하는 강북의 신흥 주거지로 떠올랐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역시 대통령실이 옮겨간 용산 외에는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집값은 전주에 이어 0.00% 보합을 유지했다. 서초구(0.07%)와 강남구(0.03%)가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강남 11개 구가 0.01% 상승했지만, 강북 14개 구는 0.02% 하락하며 전주 대비 하락 폭이 0.01%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0.01% 하락했다.

강북의 하락 폭이 커진 것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지역개발 기대감이 높아진 용산구는 0.05% 상승했지만 노원(-0.04%)·서대문(-0.03%)·마포(-0.02%)·성동구(-0.01%) 등 대부분 지역이 하락한 여파다. 보합을 기록한 곳도 광진·중랑·강북·은평구 등 4개 구뿐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용산구는 한남동·한강로2가 등 20억원 이상 초고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면서 "(그 외) 강북 주요 지역은 대체로 매수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며 강북 전체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강북 곳곳에서 억 단위 하락도 발생했다. 지난 14일 성동구 금호동 '금호1차푸르지오' 전용 59㎡는 11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가 대비 1억2500만원 하락했다. 같은 지역 '금호브라운스톤1차' 전용 84㎡도 지난 10일 15억원에 팔려 최고가 대비 9000만원 내렸다.


지난 11일 성북구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에서는 전용 84㎡와 전용 59㎡가 각각 1억3000만원 내린 12억원과 9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같은 날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현대' 전용 75㎡는 8억4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 대비 1억6700만원 떨어졌다.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9㎡는 지난 13일 12억9000만원에 손바뀜돼 최고가 대비 6000만원 하락했다.

강북의 약세와 강남의 강세로 서울 집값이 보합을 유지하는 동안 수도권 집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2% 하락했다. 경기는 0.02% 하락해 전주 대비 낙폭을 0.01%포인트 줄였지만, 인천은 0.05% 떨어지며 하락 폭이 0.01%포인트 늘었다.

경기에서는 직주근접 수요가 높은 이천(0.23%)과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1기 신도시 고양 동구(0.08%), 성남 분당구(0.04%), 부천(0.03%) 등이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급등 피로감 등이 있는 시흥(-0.14%)·의왕(-0.08%)과 동탄신도시 매물 적체가 심화한 화성(-0.08%)이 하락했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가 위치한 연수구(-0.16%),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서구(-0.07%) 등이 하락하며 거래심리가 위축됐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1% 내렸다. 서울은 3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강북 전셋값은 입주 물량이 몰린 은평구가 0.05%, 종로구도 0.03% 떨어지며 0.01% 하락했다. 강남은 학군 수요가 있는 서초·강남은 0.02% 올랐고 영등포(0.03%)·동작구(0.02%)도 중저가 위주로 상승하며 보합을 나타냈다.

서울 전셋값은 보합을 보였지만, 경기가 0.02%, 인천이 0.08% 하락하면서 수도권 전셋값도 0.02% 떨어졌다. 경기는 이천(0.20%)과 평택(0.18%) 등에서 전셋값이 올랐지만, 신규 입주 물량이 있는 양주(-0.32%)와 수원 장안구(-0.25%)가 떨어졌다. 인천은 연수구(-0.29%), 서구(-0.15%), 중구(-0.07%) 등에서 전셋값이 하락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