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를 고소하고 재산 가압류를 신청하기로 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루나·테라USD(UST)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권 CEO를 고소하고 그의 재산을 가압류해달라고 신청할 예정이다.
LKB는 고소장과 재산 가압류 신청서를 서울지방경찰청 금융수사대 또는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하기로 잠정 결정했으며, 테라폼랩스의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씨를 함께 고소할지도 검토 중이다.
LKB에도 루나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카페에서도 권 대표를 고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터넷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의 회원은 이날 1천600명을 넘어섰으며, 이 카페 운영자는 지난 15일 "권도형과 신현성 검찰 고소·고발에 동참하실 피해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앞서 권 대표는 싱가포르에서도 피소된 바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EWN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레딧의 한 사용자가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싱가포르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용자는 자신이 공개한 싱가포르 경찰 보고서에서 "싱가포르에는 1000명 이상의 UST와 루나 투자자가 있다"며 "루나 가상자산 사기로 돈을 잃은 시민들을 걱정하며 이들을 위한 정의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한다"고 밝혔다.
이 사용자는 "UST는 1달러에 가치가 연동돼 있어야 하지만 폰지사기가 붕괴하며 0.1달러 이하로 가격이 떨어졌다"며 "320억달러(약 41조원) 이상의 가치를 갖던 루나 역시 하룻밤 사이에 가치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 대표는 내가 듣기로는 아직도 억만장자로 알고 있다"며 "그는 적어도 루나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모두 투자자들에게 환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루나와 테라USD(UST)는 최근 일주일새 가격이 급락해 시가총액 450억달러(57조375억원)가량이 증발했다. 이로 인해 손실을 본 국내 피해자는 20만명으로 추산된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