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8일 18: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기관에서 투자를 책임지는 CIO들은 “올해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운용사(GP)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18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ASK 2022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대체투자 분야 패널 토론자로 나선 이들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도록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라며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보다는 하방 리스크를 보완하는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을 패널 토론 전문.
<참석자>
신윤현 윌리스타워스왓슨 투자부문 대표
이규홍 사학연금 CIO
허장 대한지방행정공제회 CIO
이상희 군인공제회 CIO
전경철 현대해상화재 자산운용본부장
▷신윤현: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공통 질문으로 리스크 요인에 대해 물을 것이다. 대응 전략과 어떤 기회를 보고 계신지 질문하겠다. 보통 3분기에 다음 연도 사업계획을 짜는데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상승 등 많은 이슈가 있었따. 사학연금에선 투자가 순조롭게 어떻게 진행됐나? 변경했던 부분은?
▷이규홍: 사학연금은 공적 연금, 장기 투자자다. 단기적으로 시장 대응을 안하는 게 투자 철학이다. 올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내도록 투자 목표는 잘 분산되고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다. 위험 한도 범위 내에서 자산 배분 전략 세우고 충실할 것이다. 중장기 전략적 자산 배분의 큰 흐름을 보면 국내 자산 비중은 줄어들고 해외 자산 비중이 늘어난다. 기본적으로 대체 자산 비중을 꾸준이 늘려갈 계획이다. 시장 대응을 크게 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하게 집행하고 있다. 올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어려움 없이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신윤현: 허장 CIO는 상반기 어떤 것에 중점뒀나? 직전에 손해보험사에 계셨는데 그때의 전략과 어떤 게 다른가?
▷허장: 올해 상반기엔 투자 환경이 작년에 비해 급격히 악화됐다. 일회성 현상이 아닌 구조적으로 나빠지는 현상으로 인식한다. 과거 약정했던 캐피탈 콜 투자분을 제외하고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성 자산, 즉 국내외 주식의 경우 일정 부분 비중을 축소했다. 주식이나 에쿼티 자산보다는 이자를 받는 투자 위주로 하고 있다. 손보사와의 차이점은 손보사는 지금 회계제도와 자본규제 환경에 대한 강화 때문에 운용의 유연성이 제약이 받고 있다. 사모 투자(PE)를 적극적으로 하기는 어렵다.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구조화 작업을 통해 선순위 투자를 보수적으로 진행한다. 공제회는 제도적 규제에 놓여있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높다. 반면 조달금리가 높기 때문에 PE 투자 등 대체 투자에서 리스크가 높은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지급준비율 이슈 때문에 변동성에 대해 상당히 예민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윤현: 작년 CIO 직 맡으시고 1년 됐다. 작년 말 인터뷰하신 것을 보니 테이퍼링 시작되면 대체 투자 늘리되 선진국 위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었다. 이제 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오르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
▷이상희: 기관마다 결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기본적인 입장은 바뀐 것이 없다. 대체투자 비중이 74.5%인데 길게 보면 이 비중을 계속 가져갈 것이다. 시장 변동성 있더라도 대체투자는 단기 수익을 목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전략에는 큰 변화 없이 투자 집행해왔다. 시장 변동성이나 리스크가 조금씩 커지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신규 딜을 검토할 때는 예전보다는 보수적으로 투자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전략별, 지역별로 다변화를 꾀했다. 향후 구조적 성장이 예견되는 전기차 배터리, ESG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려고 한다. 선진국이 이머징 마켓보다 하방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선진국 위주의 투자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다.
▷신윤현: 유일하게 손보사에서 오셨다. 보험사들은 규제 하에서 접근하다보니 PE투자는 선별적으로 투자할 수 밖에 없다. 현대해상에서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전경철: 부정적 영향들이 가속화되는 시점이다. 현재까지 투자 집행한 것 보면 계획과 달랐던 부분은 에쿼티 보다는 선순위 대출 투자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투자 규모가 일부 감소되는 정도다. 다만 전반적인 투자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허장 본부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보험사는 지급여력비율(RBC) 이슈가 있어서 투자된 금액 뿐만 아니라 약정 금액에 대해서도 RBC가 차감된다. 파이널 클로징 단계에서 약정해서 RBC 적용 기간을 단축하는 등 다각도로 RBC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신윤현: 대체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3년물, 5년물 금리가 120bp 가까이 올라서 채권시장 혼란을 가져왔고 이에 따라 대체 투자 전략도 변화가 불가해졌다. 리스크 관점에서 어떤 요인에 주목하고 있나?
▷허장: 여러 가지 매크로한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하나 만을 단정하긴 어렵다.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결국 금리 상승이다. 자산의 밸류에이션과 관련있기 때문에 가장 큰 리스크라고 본다. 일부에서는 프라이빗 뎁에 변동금리를 설정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하는데 이면에는 변동금리는 결국 신용 리스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신용도가 낮고 유동성 떨어지면서 조건들이 완화돼 있는 대출들이 많기 때문에 금리가 더 올라 후행적으로 프라이빗 시장에 영향 준다면 신용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PE 투자 역시 작년엔 과열된 측면 있었다. 밸류에이션이 하락할 수 있고 레버리지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IPO 통한 엑시트도 부담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GP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각 GP들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파악하고 운용사 선정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컨더리 PE도 관심갖고 보려고 한다.
▷전경철: 회계제도 변화가 보험사엔 가장 큰 변화요소다. IFRS17이 내년부터 적용될 것이다. 수익의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J커브 효과 완화하기 위해 세컨더리 투자 등을 지속할 계획이다.
▷신윤현: 한국 기준금리가 1.5%다. 다음주에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IPO시장이 핫했는데 올해는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나온다. 시장이 매우 극단적인데, 이 와중에 기회를 보는 섹터가 있다면?
▷이상희: 시장 리스크가 굉장히 많은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실물경기 회복 속도에 비해 금리 상승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보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금리 오르는 건 괜찮지만 실물 경기 안좋은 상황에서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는 것이 예전에 없던 시장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리스크로 보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유동성 축소 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좀 더 보수적으로 보고 하방이 막힌 안정적인 투자 대상이나 선진국 투자 위주로 검토할 계획이다. 경제 위기 때를 돌아보면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 전략이 좋은 성과를 냈다. 현재의 경기 변동성이 크다고 보면 역량 있는 운용사들의 전략에 따라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기도 하다.
▷이규홍: 대체투자 전략은 기본적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다고 해서 바뀌진 않는다. 다만 최근 수년간 자산 가격이 올라간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생기고 금리가 오르고 있어 중요한 리스크라고 판단한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발생하면서 식량, 자원 등이 국가 전략 물자가 되는 불확실한 상황이 되고 있다. 생각보다 이 상황이 오래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주로 레버리지 적게 쓰는 운용사를 선호할 것 같다. 스페셜시추에이션 펀드에도 선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허장: 균형된 시각이 필요할 것 같다. 다운사이드를 강조하는 것은 나빠지는 것은 굉장한 리스크이기 때문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공제회들은 조달 코스트가 높기 때문에 4% 이하의 채권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제는 크레딧이 좋아도 금리 레벨이 높아진 자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제회들도 에쿼티 중심에서 고정 수익률 위주로 자산들을 볼 때가 됐다. 특히 스페셜시추에이션 등도 빠른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으면 좋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상황에서 선정된 GP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 투자 기회를 균형있게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포트폴리오에서 빠져있는 섹터 펀드, 해외 벤처캐피탈 같은 부분들을 선택적으로 보려고 계획하고 있다.
▷전경철: 우량 선순위 대출 위주로 좀 더 투자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는 세컨더리 펀드 투자에 비중을 둘 것이다. 해외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투자 매력도가 낮다고 평가됐던 국내 투자도 눈에 들어온다. M&A 연관된 인수금융 대출 등이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