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달 대비 9%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올 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떨어졌던 손해율이 거리두기 조치 해제를 계기로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2018년부터 3년여간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코로나19 시기인 작년 '반짝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다시 손해율이 고공행진 한다면 자동차보험 사업이 다시 적자 수렁에 빠질까 우려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단순 평균 손해율(잠정치)은 82.3%로, 3월 73.2%에 비해 9.1%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사고보상금의 합계를 보험료의 합계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MG손보(91.1%, 전달 대비 0.8%포인트 상승)를 제외한 대부분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달 대비 6%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79.1%로 전달 대비 6.2%포인트 상승했고, 삼성화재 손해율은 79.0%로 10.5%포인트 올랐다. 롯데손해보험은 3월 63.1%에서 4월 83.1%로 20%포인트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년 4월은 계절 요인으로 차량 운행량이 늘면서 사고율이 전달 대비 높아지는 때”이라며 “특히 올해 4월은 전달의 오미크론 변이 기저효과와 중순부터의 거리두기가 완화하가 겹치면서 이례적인 수준으로 손해율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손해율 급증의 이유에 대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지난 3월 유독 사고가 적어 이례적으로 낮았던 손해율이 이번에 평균치로 되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보사들은 사고보상비에 사업운영비를 고려해 적자를 면할 수 있는 적정한 손해율을 약 80% 전후로 본다. 당장 다음 달부터 이 선을 넘겨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18일부터 거리두기 완전히 해제된 이후 2주가량이 4월 손해율에 반영됐음에도 7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3주차를 맞은 이달 2일부터 한주간의 전국 교통량은 2019년보다 1.3%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처음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몇몇 대형 보험사들이 개인용,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소폭 낮춘 바 있어 당장 신계약에 대한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손해율 개선을 근거로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최근 다시 손해율이 뛰고 있다”며 “적절히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하면 자동차보험 사업은 '만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