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보다 인재 확보가 먼저…MS "성과급 2배 늘릴 것"

입력 2022-05-17 17:27
수정 2022-05-18 01:44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의 대표적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이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직원 처우를 개선하고 있다. 물가가 크게 오른 데다 핵심 인재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글로벌 성과급 예산을 약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시장에서 몸값이 높아진 중간 연차 및 저연차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나델라는 “경력이 낮거나 중간 단계인 직원, 특정 지역에 있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임원(파트너) 미만 직급인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주식 보상도 최소 25% 늘리겠다고 했다.

MS는 지난 1분기에도 직원 급여 및 주식 보상 비용이 포함된 연구개발비를 전년 동기 대비 21% 늘렸다. 연구개발비는 최근 다섯 분기 연속 증가세다.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실적 효자’인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MS의 1분기 클라우드 사업부문 매출은 191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전체 매출(494억달러)의 38%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밀려 2위다. CNBC는 “MS가 AWS를 따라잡기 위해 클라우드 엔지니어링 관련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과 아마존도 인재 유출 방지에 힘쓰고 있다. 구글은 지난주 ‘구글 평가·개발(GRAD)’이라는 평가체제를 새로 도입해 평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동료보다 상사가 하는 평가 비중을 높였다. 구글은 GRAD 체제에서 대다수 직원의 임금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아마존은 사내 공지를 통해 본사 사무직의 기본급을 16만달러에서 35만달러로 약 두 배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는 인재 확보 경쟁이 언제나 존재한다는 걸 안다”며 “신규 채용을 줄이는 메타(옛 페이스북)도 MS의 증강현실 담당자는 연봉의 두 배를 주고 영입할 의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작은 정보기술(IT) 기업과 스타트업 중에서는 인력 감축에 나선 곳이 적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업체 로빈후드와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카바나 등은 직원 줄이기에 나섰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