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올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난 순이익을 올린 데 반해 한국씨티은행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국내 대표 외국계 은행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올해 1분기 1551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거뒀다. 작년 1분기(1029억원) 대비 50.7% 증가했다. 금리 상승기에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고 지난해 대규모 특별퇴직을 단행하면서 인건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덕분이다. 1분기 NIM은 1.28%로 전년 동기(1.17%)에 비해 0.11%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의 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16.8% 늘어난 284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500여 명의 특별퇴직을 시행한 SC제일은행은 비용 절감 효과도 톡톡히 봤다. 올 1분기 인건비 등을 포함한 비용이 지난해 1분기보다 17.1% 감소했다. 퇴직 비용으로 지출한 2500여억원이 일회성 비용으로 잡힌 탓에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지만 올해는 인원 축소가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은 1089억원에서 856억원으로 21.4% 줄었다.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관리(WM) 부문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앞으로 WM 부문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작년 말부터 씨티은행 출신 프라이빗뱅커(PB) 27명을 영입한 데 이어 지난 3월 WM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은행과 증권사가 동시 입점한 복합점포 10곳을 열었다.
반면 씨티은행은 지난 2월부터 국내 소비자금융 관련 모든 상품과 서비스 신규 가입을 중단한 여파로 은행 중 유일하게 1분기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1분기 순이익은 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다. NIM이 작년 1분기 1.94%에서 올 1분기 2.02%로 확대돼 금리 상승의 수혜를 봤다. 하지만 고객 대출자산이 1년 새 24조6139억원에서 22조3522억원으로 9.2% 줄어들면서 이자수익은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말부터 2100여 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해 비용은 15.4% 감소했다. 하지만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로 WM 부문 및 채권·외환파생 관련 수익이 줄어들면서 비이자수익이 56.4% 급감했다. 1분기 기업금융 부문 순이익은 467억원으로 전년 동기(363억원)보다 28.5% 증가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