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사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차세대 격전지’로 떠오른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직장인, 유아 등 특정 고객 타깃에 특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한다. 국내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 SK텔레콤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17일 서울 한강대로 본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 ‘U+가상오피스’와 영유아를 겨냥한 ‘U+키즈동물원’의 베타 버전을 올해 말까지 내놓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내년부터는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의 첫 메타버스 플랫폼인 U+가상오피스는 코로나19 이후 재택이 일상화된 업무환경에 특화된 서비스다. 회사 측은 “출근부터 퇴근까지 화상 회의, 개인 면담, 업무 협업 등 실제 사무실에서의 업무 과정과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강점으로 꼽히던 키즈 콘텐츠를 메타버스 서비스에 접목한 U+키즈동물원 서비스도 선보인다. 30여 종의 야생동물과 20여 종의 공룡 등 이미 멸종된 생물을 가상 세계에서 구현해 유아들이 체험해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LG유플러스는 이와 함께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회사 대표 캐릭터인 ‘무너’를 활용한 NFT를 발행하고, NFT 구매자를 위한 커뮤니티도 개설할 계획이다. 국내 통신사 가운데 NFT 커뮤니티 시장에 뛰어드는 건 LG유플러스가 최초다.
메타버스는 통신사, 플랫폼, 게임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수의 IT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타버스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면 향후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하거나 수익모델을 다각화하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에 따르면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13조원에서 2030년 1820조원으로 16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메타버스 참여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등 새로운 경제체계가 구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메타버스 시장은 네이버와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8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를,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이프랜드’를 선보인 뒤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제페토는 올초 글로벌 누적 이용자 3억 명을 넘어서며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2000만 명에 이른다. SK텔레콤의 이프랜드 역시 지난 3월 MAU가 135만 명에 달했다. 이프랜드는 해외 통신사 제휴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드는 플랫폼과 통신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