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개막…韓 영화 '헤어질 결심·'브로커' 황금종려상 도전

입력 2022-05-17 07:56
수정 2022-05-17 07:58

세계 3대 영화제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국제영화제가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는 17일 오후 7시(현지시간) 프랑스 동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개막작 '파이널 컷'(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올해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한국 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두 작품이 후보로 올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영화 두 편이 경쟁 부문에 동시에 오른 것은 2017년 '옥자'(봉준호 감독), '그 후'(홍상수 감독) 이후 5년 만이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각각 23일과 26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은 6년 만의 한국 영화 신작 '헤어질 결심'으로 네 번째로 칸에 진출했다. 그는 2004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2009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 2016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아가씨'에 이어 올해 또 쾌거를 이뤘다. 이는 한국 감독 가운데 칸 경쟁 부문 최다 초청 타이기록이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한국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한 한국 영화다. 영화사 집이 제작하고 '헤어질 결심'과 같이 CJ ENM이 배급을 맡았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따스한 시선과 날카로운 통찰력이 묻어나는 스토리가 진한 여운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01년 '디스턴스'(경쟁 부문), 2004년 '아무도 모른다'(경쟁 부문/남우주연상 수상), 2009년 '공기인형'(주목할만한 시선),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경쟁 부문/심사위원상 수상), 2015년 '바닷마을 다이어리'(경쟁 부문), 2016년 '태풍이 지나가고'(주목할만한 시선), 2018년 '어느 가족'(경쟁 부문/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올해 통산 8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지난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레드카펫을 밟은 송강호는 통산 일곱 번째 칸에 초청받았다.


경쟁 부문에는 두 작품과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차이콥스키의 아내',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아마겟돈 타임', 다르덴 형제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미래의 범죄' 등 총 18편의 작품이 후보에 올랐다.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인 첩보액션 영화 '헌트'는 장르영화를 심야 상영하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20일 0시 첫선을 보인다.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는 라이벌 관계의 안기부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1999) 이후 20여 년 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정주리 감독이 연출하고 배두나가 주연한 '다음 소희'는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