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몰표에 우크라 밴드 '유로비전' 우승

입력 2022-05-16 17:42
수정 2022-05-17 01:49
우크라이나 밴드가 유럽 최대 팝음악 축제인 ‘유로비전 2022’에서 우승했다(사진)고 로이터·AFP통신 등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인 칼루시에서 결성된 6인조 남성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이날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올해 유로비전 결선에서 24개 경쟁팀을 제치고 대상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단 투표에서는 4위에 그쳤으나 시청자 투표에서 몰표를 받으면서 최종 점수 631점을 얻어 결과를 뒤집었다.

심사단 투표에서 1위를 한 영국 싱어송라이터 샘 라이더가 ‘스페이스 맨’(총점 466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스페인의 차넬 테레로(총점 459점)가 3위에 올랐다.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대회 시작 전부터 화제몰이를 하면서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경연곡은 우크라 민요와 랩, 춤을 접목한 노래 ‘스테파니아’다. 노래 가사 중 ‘부서진 길을 지나 항상 당신에게 갈 거야’라는 대목이 역경에 맞서는 조국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겹치며 공감을 자아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우리의 용기가 세상을 감동하게 하고, 우리 음악이 유럽 정복에 나섰다”며 “칼루시 오케스트라와 이 밴드에 표를 준 모든 이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썼다.

TV로 생중계되는 유로비전 결선은 매년 시청자 2억 명이 몰릴 만큼 큰 인기를 끄는 이벤트로 올해로 66회를 맞았다. 주최 측인 유럽방송연합(EBU)은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을 물어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올해 대회 참가 자격을 제한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