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에 일산에서 30년 연한이 채 안 된 단지들까지 통합재건축에 뛰어들고 있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너나없이 던진 규제 완화 공약이 기대심리를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 후곡마을(사진) 내 3단지 현대, 4단지 금호한양, 10단지 동아서안임광, 15단지 건영아파트 4개 단지는 전날 일산청소년수련관에서 통합 재건축 추진위 발대식을 열었다. 통합재건축은 여러 개의 단지가 하나로 연합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날 행사에는 같은 1기 신도시인 분당 재건축 추진위 간부들도 참석했다. 이들 아파트는 아직 30년을 채우지 못한 단지들이다.
1994~1995년에 지어진 후곡마을 4개 단지는 전용면적 56~199㎡, 총 2406가구 규모다. 이 단지들은 새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달 25일 통합재건축 추진위를 결성했다. 재건축을 통해 4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창규 후곡마을 통합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재건축 안전진단 신청 연한 30년이 되려면 단지별로 2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주민들의 재건축 열기가 워낙 높아 추진위부터 결성하기로 했다”며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는 즉시 안전진단 신청이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끝내 반드시 용적률 300%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곡마을 집값도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일산역과 가장 가까운 후곡3단지의 경우 지난 9일 전용면적 133㎡가 9억8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 2월 같은 면적 거래가격(9억5000만원)보다 3500만원 더 높다. 후곡마을 4개 단지의 평균 용적률은 181%다.
주민들이 용적률 규제 완화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여야 후보들이 지방선거 공약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앞다퉈 내놓고 있어서다. 전날 발대식에는 고양시장 및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대부분 참석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사 후보들도 표심을 흔들 공약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를 1순위로 꼽고 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모두 최대 용적률을 300%, 역세권은 500%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