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토리 세대나 히키코모리, 중국의 탕핑족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일하지 않고 살아가는 청년을 가리키는 용어다. 열심히 노력해도 목표를 달성하기가 점점 어려워지자 아예 경제활동을 ‘포기’해 버리거나 의욕을 상실한 젊은 세대가 늘어나는 것이다.
국내 역시 비슷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15세 이상 30세 미만 청년 중 구직을 포기하고 일할 의지가 없어 직업훈련이나 교육받지 않는 무직자, 이른바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2020년 기준 43만6000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무려 24.2%나 급증했다.
정부는 미취업 청년의 노동 의욕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청년들이 구직 기회를 탐색하거나 개인 역량을 키우는 데 투자하도록 수당 지급과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새 정부도 은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현금과 바우처를 혼합한 형태의 청년 도약 준비금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이젠 청년들이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집중해야 한다. 구직 의지가 없는 청년에게 일률적으로 예산을 배분하기보다 자발적 동기가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적절하다.
삼성전자, 네이버, 포스코ICT, KT 등 민간 기업은 청년에게 무료 교육을 제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소프트웨어(SW), 디지털전환(DX)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최소 6개월 이상 전일제 집합 교육을 소화해야 하므로 사회적으로 적절하고 충분한 인력이 배출되는 데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점이 아쉽다.
기업의 커리큘럼을 정부가 직접 도입해 니트족이 접근할 수 있도록 가공해 제공하면 어떨까. 청년들에게는 시간 투입과 장소에 대한 부담 없이 비대면 직업교육을 받을 기회가 열릴 것이다. 이수 조건을 내걸고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수당을 늘려 지급하는 방식은 성취감과 구직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행히 전국 어디서나 질 높은 비대면 학습이 가능해지고, AI, 메타버스 같은 첨단 기술과 접목되면서 교육의 형태도 유연해졌다.
이런 직업 교육은 학위 취득이 아니라 현업 감각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미래 산업을 이끌어 나갈 예비 사회인을 육성하는 것이다. 즉 훈련된 차세대 직업인 니트족(NEAT: Next Employees At Training)이다. 기업은 커리큘럼 개방으로 교육 수혜 대상을 대폭 늘려 실업 해결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명분을 챙길 수 있다. 정부는 추가 비용 없이 기존에 지원하던 일회성 현금 예산을 활용해 우수한 민간 교육과정을 구매하거나 조건부 훈련 수당을 지급하면 된다.
우리 자녀 세대가 마주할 내일은 노동, 교육,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민관 협력으로 청년실업 해결에 나서는 이 같은 모델이 늘어난다면 데이터 기반 시대, 젊은 세대의 직업 경쟁력을 상향 평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청년 무직자 니트족(NEET)을 훈련된 직업인 니트족(NEAT)으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그간의 청년실업 대책을 뒤집어보자. 소외된 청년이 없도록 정부와 민간이 함께 지혜를 더해서 앞으로는 니트(NEET)족 말고 니트(NEAT)족이 많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