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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최저가를 경신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추가 매수를 망설이거나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공포에 휩싸인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미국 현지에서 나온다. 압도적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은 시장이 정상화되면 주가가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업계는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소형주에 주목하고 있다.
“중소형주에 기회 많아”최근 글로벌 리서치업체 모닝스타는 주식시장 급락으로 저평가 구간에 진입한 중소형주 10개를 선정했다. 독보적인 사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주식시장 하락으로 목표주가 대비 50~70% 낮게 거래되는 종목을 추렸다. 추천 종목에는 알티스USA(케이블TV), 밀리콤인터내셔널셀룰러(이동통신), 로켓컴퍼니(주택담보대출), 헤인즈브랜즈(패션), 보스턴비어(주류), 애즈버리오토모티브(자동차 유통), 말리부보츠(소형 보트), 애디언트(자동차 시트) 등 10개 종목이 포함됐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경제적 해자를 보유했지만 저평가됐다. 해자(moat)란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성곽을 따라 파놓은 구덩이를 뜻한다. 경제적 해자를 갖고 있다는 것은 다른 기업을 따돌릴 확고한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케이블TV 업체 알티스USA는 적정가치의 33%에 거래되고 있는 저평가 중소형주다. 모닝스타가 제시한 목표가는 28달러, 현재 주가는 9.45달러(지난 13일 기준)다. 높은 부채비율과 공격적 경영방식이 금리 인상기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기업 경쟁력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알티스USA는 뉴욕시 케이블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무선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밀리콤·보스턴비어도 관심밀리콤인터내셔널셀룰러는 남미 시장의 이동통신 사업자다. 목표가는 51달러, 현재 주가는 22.93달러다. 지난 1년간 주가가 50% 하락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은 3.94배로 떨어졌다. 진출국 대부분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헤인즈브랜즈와 보스턴비어가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헤인즈브랜즈는 원더브라, 챔피언, 헤인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속옷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어 물가 상승과 불황에도 타격이 적다는 분석이다. 보스턴비어는 대형사들이 장악한 맥주시장을 수제맥주로 뚫었다. 맥주 브랜드 새뮤얼애덤스를 통해 작년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류업체로는 드물게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소형 보트 제조업체 말리부보츠, 자동차 시트 제조사 애디언트, 천연가스 업체 에퀴트랜스미드스트림도 목표주가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노드스트롬은 고급 백화점 업체지만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충성 고객이 많다는 게 강점이다. ETF로 중소형주 투자도 가능개별 종목이 부담스럽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ETF를 통하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모닝스타는 유망 중소형주 ETF로 ‘뱅가드 스몰캡 그로스(VBK)’ ‘뱅가드 스몰캡 밸류(VBR)’ ‘아이셰어즈MSCI EAFE 스몰캡(SCZ)’을 소개했다.
VBK는 미국 중소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ETF다. 성장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다. 최근 1년간 주가가 23.9% 떨어졌다. 상승장에서 다른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751개 기업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VBR은 미국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1년 주가가 8% 하락하는 데 그치는 등 방어주 성격을 지니고 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13% 떨어졌다. 몰리나헬스케어, 퀀타서비스, 시그니처뱅크 등의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투자 종목은 927개다.
SCZ는 미국을 제외한 24개 선진국의 중소형주에 투자한다.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편입하기 좋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