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가 상장 이후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올 1분기 실적 부진에 더해 최근 비트코인 하락, 스테이블코인 테라 붕괴 등으로 ‘크립토윈터(암호화폐의 겨울)’ 우려가 커진 여파다. 여기에 코인베이스는 거래소가 파산할 경우 투자자도 맡겨둔 코인을 모두 날릴 수 있다고 언급해 기름을 부었다.
코인베이스는 1분기 매출이 11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7% 감소했다고 밝혔다. 거래량(-44%)과 월별 이용자(-19%) 모두 전 분기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10일 실적 발표 이후 코인베이스 주가는 하루 만에 26% 급락했다. 연초에 비하면 77% 떨어졌다.
특히 코인베이스는 분기 보고서에 “거래소가 파산할 경우 이용자가 예치한 암호화폐도 파산 절차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해 투자자와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코인베이스 이용자는 파산 시 청구권이 없는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돼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올 3월 말 코인베이스에 예치된 법정·암호화폐는 2560억달러 규모다. 포천은 “개인의 암호화폐에 대한 소유권은 절대 불변이라는 게 블록체인 지지자들의 핵심 ‘셀링 포인트’인데, 코인베이스에선 그 통제권을 넘겨줘야 한다는 얘기”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1일 트위터에 “여러분의 자금은 안전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파산 위험은 없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요구한 새 공시 요건에 따라 새로운 위험 요인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코인베이스가 파산할 경우 이용자가 자금 회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