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의약품 CDMO 베팅"…미래 사업 바이오 2.5조원 투자

입력 2022-05-13 17:40
수정 2022-05-14 01:08

롯데그룹이 바이오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본지 5월 13일자 A1, 11면 참조

롯데는 미국 뉴욕 동부 시러큐스 지역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다. 이번 인수 계약에는 최소 2억2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CDMO 계약도 포함됐다. 롯데는 공장 인수 후에도 BMS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항체의약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롯데그룹의 바이오사업은 이달 말 롯데지주 산하에 설립할 예정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맡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은 이날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 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의 시너지를 창출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미국으로 가서 공장을 둘러보고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초부터 바이오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밑그림을 그려왔다. 지난해 8월엔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경영진 회의에서도 바이오사업을 꾸준히 언급했다. 지난해 말 경영진 회의에선 “2022년은 도전하는 해”라며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사업에 적극 뛰어들자”고 말했다. 지난 2월 회의에선 라이프사이언스와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언급하며 “장기적 관점으로 사업에 도전하자”고 재차 강조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회사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0년 3400억달러(약 436조원) 규모에서 2026년 6220억달러로 연 12% 이상의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롯데가 이번에 진출하는 항체의약품 시장은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원직 롯데지주 신성장2팀장은 “시러큐스 공장은 임상 및 상업 생산 경험이 풍부해 즉시 가동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