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2년 넘게 코로나19와 함께 살고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스마트폰에서 만났고, 메타버스 세상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어른들도 비대면으로 회의를 하고, 메타버스 세계에서 공연과 팬미팅 등을 즐겼다.
과거에는 불가능하거나 심지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이젠 새로운 삶이 되고 있다. 일상이 회복되면 이렇게 반강제로 겪은 디지털 경험은 사라지게 될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최재붕의 메타버스 이야기》는 코로나19가 앞당긴 메타버스 세상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다룬다. 최재붕은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기계공학부 교수다.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통해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이른다. 메타버스가 각광받은 것은 정확히 팬데믹 기간과 일치한다. 과거엔 영화나 게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놀이’ 정도로 취급됐다. 이젠 메타버스라는 ‘신기루’에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5곳이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엔데믹을 목전에 둔 지금도 기업의 명운을 걸고 과감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저자는 이 현상에 대해 “최소 10년 이내에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이 페이스북, 유튜브, 아마존 같은 현재의 지배적인 기술 플랫폼을 대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예측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메타버스가 갑자기 생겨난 세계가 아니라 인류의 진화론적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기에 메타버스에 기술적인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디지털 생태계의 대전환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강조한다. “메타버스는 ‘PC→인터넷→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혁명의 연장선에 있는 ‘디지털 신대륙의 확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다만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 만큼 메타버스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사람과 욕망이라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