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2일 1290원에 육박하며 약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코스닥지수는 3.77% 폭락했고 코스피지수도 급락했다. ‘환율 쇼크’에 금융시장 불안이 겹치자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하는 긴급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라며 “점검회의에는 추 부총리와 이 총재를 비롯해 분야별 민간 전문가가 참석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사흘 만에 한은 총재까지 참석하는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주재 회의에 한은 총재가 참석하는 것은 2020년 4월 비상경제회의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현재 소비자물가는 13년 만의 최고 수준이고 경기 하강 우려마저 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외환과 금융시장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긴급히 회의를 결정했다”며 “금융뿐 아니라 경제 전반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원30전 급등한 1288원60전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291원50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고삐를 더 죌 것이란 관측에 뉴욕증시가 급락했고 이 여파가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환율 종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7월 14일(1293원) 후 12년10개월 만의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 달 새 52원40전이나 올랐다.
미국의 긴축 우려로 코스피지수는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장을 마치며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32.68포인트(3.77%) 급락한 833.66에 마감했다.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전날 동시간 대비 13% 떨어진 3800만원대에 거래됐다.
조미현/좌동욱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