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숙원 푸나…공제회 돈도 굴린다

입력 2022-05-12 17:30
수정 2022-05-13 02:24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위탁 기관을 중앙회나 공제회로 넓힐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가 국내 자산운용 기관들의 해외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해 KIC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작성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서 “우수 투자 기회 발굴에 제약이 있는 소규모 공적 자산운용기관(공제회, 중앙회 등) 자산을 KIC에 위탁 운용해 수익성을 제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제회, 중앙회 등으로 위탁 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운용 규모 3000억달러를 목표로 하는 KIC의 숙원이다. 2020년 말 현재 KIC의 운용 규모는 1831억달러(약 240조원)다. 한국투자공사법 2조는 KIC에 투자를 위탁할 수 있는 기관을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연기금으로 제한하고 있다. KIC는 그동안 고육지책으로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과 해외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합작사를 설립해 공동 투자하는 방식을 써왔다. 새 정부 계획대로 법이 개정되면 이 같은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위탁 운용이 가능하다.

규제가 풀리면 소규모 공제회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해외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해외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데 운용 인력과 경험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KIC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좋은 투자처를 발굴해주면 전체적으로 비용을 아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간 투자기관의 운용 목적이나 처한 환경이 달라 위탁 자산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형 공제회들은 이미 자체 투자 조직을 갖추고 있어 KIC에 투자를 위탁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규모가 작은 여러 공제회를 고객으로 관리하는 것이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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