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이 경기도로 전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집값이 아니라 신규 주택 마련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떠난 사람 중 상당수가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서울 내 양질의 신규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연구원은 ‘수도권 내 서울 인구 전·출입 패턴과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서울 및 경인지역 거주자 20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2020년 국내인구이동통계 원시자료를 활용해 조사를 진행했다.
2020년 서울 인구의 순유출(전출자-전입자)은 6만4850명으로 전출이 더 활발하게 진행됐다. 전출자는 164만2977명, 전입자는 157만8127명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민은 주로 주택과 가족의 이유로 서울을 빠져나갔고 경기도에선 교육과 직장을 이유로 서울로 전입했다.
서울시민의 경우 주택(7만9640명)과 가족(4만5230명)을 이유로 12만4870명이 순전출했다. 대표적인 전출지는 하남, 화성, 김포, 시흥 등 대표적인 대규모 도시개발지역으로 나타났다. 전출의 주요 원인은 수도권 주택지 개발로 인한 신규 주택 공급으로 확인됐다. 통계분석 결과로도 순이동을 증가하는데 중요한 요인은 신규 주택 공급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규 주택 공급 외에도 취업률이 높고 인프라가 양호한 곳으로 순이동이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며 “전세 가격 차이는 일부 연령대에서 인구이동의 설명변수가 될 수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됐던 매매가격, 월세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최근 5년간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전출 후 자가 비율은 30.1%에서 46.2%, 아파트 거주 비율은 42.6%에서 66.8%로 크게 증가했다. 주택비용도 감소해 전반적인 주거 편익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출 사유로는 임대계약만료, 이직, 결혼 순으로 많았다.
전출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주택면적(31.4%)이 꼽혔다. 실제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 시 주택규모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62.4%에 달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전입 시 주택규모가 증가했다는 응답(28.4%)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경기·인천으로 이주한 경우에도 46.5%는 여전히 서울에서 생업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 전입하는 이유는 직장(2만9777명)과 교육(4만6109명)이 대부분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에서만 순전입이 발생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인구가 유입되는 경우 교통 편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통근·통학시간은 72분에서 42분으로 감소했다. 반면 경인지역으로 이주한 경우 평균 이동시간은 50분에서 55분으로 증가했다. 강동·영등포는 순전입 이유로 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관악·중구·용산 등은 직장과 교육 때문에 순전입한 경우가 많았다.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서울 시가지 내에 부담가능한 양질의 신규주택을 공급하는 한편 전월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금융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주거비용 관리 정책이 절실하다”며 “중심지 복합개발을 통한 직주근접을 실현해 집중 배려 계층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고 자치구별 이주패턴과 입지특성을 고려한 인구정책 맞춤화 전략 도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