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2일 10: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할맥’으로 유명한 맥주 프랜차이즈 브랜드 역전할머니맥주(운영사 역전에프앤씨)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스톤파트너스에 팔렸다. 회사 창업자인 소종근 역전에프앤씨 대표(38·사진)는 창업 6년 만에 1000억원의 거금을 쥐게 됐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역전에프앤씨의 지분 100%를 약 1000억원대 초반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역전에프앤씨는 소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거래는 내주 중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역전할머니맥주의 모태는 1982년부터 전라북도 익산역 앞에서 40여년간 운영했던 8평 규모의 ‘OB베어엘베강’이라는 맥주집이다. OB베어엘베강은 시원한 맥주와 오징어집 안주로 유명세를 타 익산 관광명소로 소개될 정도였다. 소 대표는 2016년 역전할머니맥주의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사들인 뒤 법인을 설립했다. 익산지역에서 식자재 유통업을 비롯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던 소 대표는 역전할머니맥주가 전국적으로도 인기를 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저온숙성맥주, 이른바 '얼음맥주'를 콘셉트로 내세웠다. 역전에프앤씨는 생맥주 공급 장치와 슬러쉬 맥주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맥주 300cc 2000원, 500cc 3000원으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수준에 속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맹점은 빠른 속도로 늘었다. 2016년 5개에서 시작해 2022년 4월 기준 800개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660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매출 330억원, 영업이익 13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2020년 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여파로 상당수의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거나 실적이 급락한 것과 달리 역전할머니맥주는 오히려 실적을 크게 증가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역전할머니맥주의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회사 규모를 키우면 추가적인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베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소 대표는 회사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자, 외부의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스톤은 가맹점 수 확대와 신메뉴 개발 등으로 회사 가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