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전에서 국민의힘이 ‘강용석 딜레마’에 빠졌다.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강용석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5~10%의 유의미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자칫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국민의힘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8~9일 경기일보 의뢰로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은혜 후보가 39.2%,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4.8%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3.5%포인트, 95% 신뢰수준) 안인 5.6%포인트다. 해당 조사에서 강 후보는 5.4%의 지지율을 보였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단일화를 통해 김은혜 후보가 이를 흡수하면 김동연 후보와의 격차는 0.2%포인트가 된다. 중부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5~6일 한 여론조사(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각각 1000명 대상) 역시 마찬가지다. 단일화나 자진 사퇴로 강 후보가 물러설 경우 김은혜 후보 지지율은 47.2%로 김동연 후보(41.9%)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후보는 이 조사에서 10.1%의 지지율을 얻었다.
강 후보가 TV 토론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일 수원지방법원은 강 후보가 자신을 제외한 채 방송 토론회를 열면 안 된다며 케이블TV 방송사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12일 KBS에서 진행되는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에는 김은혜, 김동연 후보에 더해 강 후보와 황순식 정의당 후보 등 4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은혜 후보 측은 일단 단일화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강 후보가 강성 보수 성향을 띠고 있어 단일화에 따른 반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은혜 후보 측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