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봉쇄'에 불황 깊어지는데…4월 물가 예상 웃돌며 2.1% 상승

입력 2022-05-11 17:21
수정 2022-05-12 01:44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에서 물가마저 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고 11일 발표했다. 1~2월 두 달 연속 0.9%를 유지하던 중국의 CPI는 3월 1.5% 상승한 데 이어 4월에 더 뛰었다. 이번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인 1.8%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중국의 월간 CPI 상승률이 2%로 올라선 건 지난해 11월(2.3%) 이후 5개월 만이다.

소매물가인 CPI를 구성하는 8대 부문의 물가가 모두 올랐다. 상하이 등 주요 경제권 봉쇄로 물류가 악화하면서 채소가 24%, 과일이 14.1%, 계란이 12.1% 급등했다. 국제 유가 상승세로 교통연료비는 28.4% 폭등했다.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비용도 4.3% 올랐다.

도매가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4월 PPI 상승률은 8.0%로 시장 예상치인 7.7%를 웃돌았다. 전월 8.3%보다는 내려갔으나 여전히 낮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PPI는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12개월 연속 8%를 넘었다.

PPI를 구성하는 30개 업종 가운데 철광석(-5.5%)을 뺀 29개 업종의 물가가 뛰었다. 석탄류가 53.4%, 원유·천연가스가 48.5% 급등했다. 이외 상승률은 석유가공제품 38.7%, 천연가스 20.7%, 비철금속 16.8% 등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경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월(35.7)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업 구매담당자 설문으로 집계하는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경기 확장, 아래면 위축 국면임을 뜻한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보다 경기 침체가 중국의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 물류 문제가 해소되면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바이러스 통제와 경제 안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중국의 가장 큰 과제”라고 분석했다.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베이징 등 다른 주요 경제권에서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해외 기관들은 중국의 성장률 기대치를 계속 내리고 있다. 4월 이후 UBS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2%로, 피치가 4.8%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