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물가 뛰는 중국…4월 CP는 2.1%, PP는 8.0% 상승

입력 2022-05-11 12:59
수정 2022-06-10 00:02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에서 물가마저 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고 11일 발표했다. 1~2월 두 달 연속 0.9%를 유지하던 중국의 CPI는 3월 1.5% 상승한 데 이어 4월에 더 뛰었다. 이번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인 1.8%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중국의 월간 CPI 상승률이 2%로 올라선 건 지난해 11월(2.3%) 이후 5개월 만이다.

소매물가인 CPI를 구성하는 8대 부문의 물가가 모두 올랐다. 상하이 등 주요 경제권 봉쇄로 물류가 악화하면서 채소가 24%, 과일이 14.1%, 계란이 12.1% 급등했다. 국제 유가 상승세로 교통연료비는 28.4% 폭등했다.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비용도 4.3% 올랐다.

도매가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4월 PPI 상승률은 8.0%로 시장 예상치인 7.7%를 웃돌았다. 전월 8.3%보다는 내려갔으나 여전히 낮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PPI는 지난해 5월부터 4월까지 12개월 연속 8%를 넘었다.

PPI를 구성하는 30개 업종 가운데 철광석(-5.5%)을 뺀 29개 업종의 물가가 뛰었다. 석탄류가 53.4%, 원유·천연가스가 48.5% 급등했다. 석유가공제품 38.7%, 천연가스 20.7%, 비철금속 16.8%, 화학제품 14.9% 등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경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월(35.7)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업 구매담당자 설문으로 집계하는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아래면 위축 국면을 뜻한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보다 경기 침체가 중국의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 물류 문제가 해소되면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바이러스 통제와 경제 안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중국의 가장 큰 과제"라고 분석했다.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베이징 등 다른 주요 경제권에서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5일에도 '제로 코로나' 방침을 재확인했다. 해외 기관들은 중국의 성장률 기대치를 계속 내리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UBS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2%로, 피치가 4.8%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