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오피스텔 분양가가 5년 만에 3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 규제마저 피해 가며 시장의 수요를 빨아들인 여파로 풀이된다.
11일 부동산R114의 오피스텔 분양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5468만원이었다. 2016년 1843만원에서 2.96배 올랐다. 강남 오피스텔 분양가는 2016년까지 3.3㎡당 1000만원대를 유지하다 2017년 2000만원대로 올랐고, 2020년 급등하며 5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오피스텔 분양가 상승 폭은 아파트보다 높다. 강남구의 2016년 평균 분양가는 3.3㎡당 3914만원이었고, 가장 최근 분양이던 2020년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 등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801만원이었다. 상승 폭은 오피스텔 상승률의 절반 이하인 1.22배에 그친다.
부동산 업계는 오피스텔 분양가 급등 요인으로 내 집 마련 수요 흡수를 꼽는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데다 대출 규제까지 가해지니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오피스텔은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올해는 강남구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고 있어 오피스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5년간 강남구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7년 413가구 △2018년 1390가구 △2019년 3401가구 △2020년 2424가구 △2021년 3279가구다.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555가구로 2017년 이후 가장 적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땅값, 자잿값, 인건비 등이 일제히 폭등하며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의 분양가 상승세가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