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화한 음식 조리법을 담은 저서를 펴내 한국 음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한 한정혜 전 한정혜요리학원장이 9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1931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난 고인은 사범학교를 나온 뒤 국민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 남쪽으로 내려와 결혼했다. 서울 시내 요리학원에서 배울 게 없자 1967년 4남매와 남편을 한국에 남겨둔 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에가미 요리학원 등을 졸업했다.
귀국 후 1968년 한정혜요리학원(이후 한정혜요리학교)을 열었고, 1980년대부터 10여 년 동안 한국관광공사 위촉으로 한국 식생활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 사절 역할을 수행했다. 영어와 일본어로 《한국요리》라는 책을 내고, NHK의 한국 음식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급식전문위원을 지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6시45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