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와 SK, 한화 등이 설립한 민간 수소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글로벌 투자기관과 손잡고 수소 펀드를 조성한다. H2 비즈니스 서밋을 ‘글로벌 수소동맹’으로 격상시켜 친환경 수소 기술을 조기에 상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등 온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오는 7월 초중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연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17개 회원사는 글로벌 수소 펀드 약정식을 하고 출자자(LP)를 모집할 계획이다.
인베스터 데이에는 14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벤처캐피털(VC) 등이 참석해계획하고 있는 투자 규모와 원칙에 관해 설명한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사무국은 연사 후보자를 추리고 최종 조율 중이다. 수소 및 탄소중립과 관련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투자기관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빌 게이츠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 등이 있다.
세계 주요 에너지 기업 12곳도 참가한다. 국내 기업과 수소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수소 관련 프로젝트를 개발·발주 중인 에너지 기업은 글로벌 메이저 정유사인 영국 BP,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ENGIE 등이 있다. 2030년까지 43조4000억원 투자국내 기업 고위 관계자들도 발표자로 나선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자동차의 미래와 현대차의 비전’,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회사에서 글로벌 메이저 수소 공급자까지’, SK는 ‘SK와 대한민국 수소산업…수소 사업 방향성’ 등을 주제로 15분씩 발표할 예정이다. 인베스터 데이에는 실무 담당 임원들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일부 그룹에서는 오너 3, 4세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직접 발표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식 이후 17개 회원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사무국은 행사 세부 일정과 참석 인사 등을 조율 중이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대한민국을 넘어선 글로벌 수소동맹이 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수소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소 경제의 근간이 되는 수소법 개정안(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는 등 걸림돌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회원사들은 2030년까지 수소경제에 총 43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가장 투자액이 큰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1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수소 생산·유통·소비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저장·유통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수소를 현대글로비스가 운반하고 현대모비스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이를 활용해 수소차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차 설비와 관련 인프라에 11조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