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이 10일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환송하면서 공식적으로 바통을 넘겨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경남 양산 사저로 '낙향(落鄕)'한다. 대통령과 검찰총장으로 만났던 둘은 2022년 5월 10일,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 및 취임사 낭독, 청와대 개방 선포에 이어 참석 귀빈들과의 인사를 모두 마친 뒤 문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양복 차림의 문 전 대통령과 한복 차림의 김정숙 여사는 검은색 승용차에 탑승해 국회를 떠났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윤 대통령 내외의 인사를 받으며 행사장을 떠났다.
이후 취임식 행사장 중앙통로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이때도 '윤석열'을 연호하는 지지자들과 일일이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눴다. 대통령 경호원들은 이때도 행사장 입장 때와 동일하게 시민들의 손을 막아서지 않는 소위 '낮은 경호'를 펼쳤다. 이같은 낮은 경호의 배경에는 시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은 펜스 밑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어린이에게는 자세를 숙이며 악수를 먼저 청하기도 했다.
취임식 참석에 앞서 이날 0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군 통수권을 이양받은 윤 대통령은 새롭게 마련된 용산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하기 이전 인근 쉼터와 공원에 들러 지역 주민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후 집무실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 등을 비롯한 외교 사절단을 접견하고 면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공개 일정은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리는 외빈 초청 만찬이다.
이날 공개 일정은 오후 9시에 종료되지만, 윤 대통령은 일정 종료 후에도 비공개로 참모들로부터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제출 등 현안과 관련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자유'의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를 사실상 촉구하면서 비핵화 전환 시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