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사진)이 9일 예정된 이임식을 미뤘다. 국정에 공백이 있어선 안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라 1~2일가량 임기를 더 이어가기로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국정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되고 외교안보 부처들은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현직에 남아있는 것이 도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 확고하신 것 같다"며 이임식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전 사실 문재인 정부와 같이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계획에 약간 차질이 생겼다"며 "이임식을 내일 모레 즈음 급히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 후임(박진 후보자)은 11일이나 12일쯤 임명될 것 같다고 한다"고 말했다.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끝까지 우리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제가 50년 전 외교부에 처음 들어와 반세기를 지냈는데 민주적으로 매우 역동적인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이런 한국의 국운은 역류가 되지 않고 계속 앞으로만 나갈 것"이라며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계속 이 국운은 이어질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첫 국가안보실장을 맡아 남북·북미회담 등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2월부터는 외교장관직을 수행했다. 정 장관은 끝으로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는 한국이 될 것"이라며 "언론에서 국내적으로 너무 어려운 것만 보도하는데 '희망'을 좀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