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상장 철회 없다…공모가에 시장 상황 반영"

입력 2022-05-09 14:27
수정 2022-05-09 14:28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9일 “상장 철회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유동성이 축소되는 시기에 회사와 마찬가지로 SK스퀘어를 모회사로 둔 SK스퀘어가 수요 예측 흥행에 실패해 상장 계획을 철회한 데 따른 시장 안팎의 불안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이 시작되는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엠베서더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상황, 금융시장이 어려울 때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공모가 밴드의 고평가 지적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투자받을 때 가격도 주당 4만원대이고, 그 가격이 희망 공모가 밴드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스토어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4300~4만1700원이다.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비교 기업을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애플, 카카오에서 텐센트, 네이버, 카카오, 넥슨으로 바꾸면서도 희망 공모가 밴드는 바꾸지 않으면서 고평가 논란이 거세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평가 논란에 대해 “원스토어와 비교할 수 있는 적정한 사업자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모바일 기기의 운영체계(OS)를 만든 애플과 구글이 각각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장악하고 있는 앱마켓 시장에 진입해 자리를 잡고 성장하는 회사가 중국 시장에 있는 앱마켓을 제외하면 원스토어뿐이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원스토어 앱마켓 부문은 2018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4개 분기 동안 한 차례도 거래액이 줄지 않았다. 작년 연간 거래액은 1조1319억원에 달한다.

배경은 수수료율 인하다. 2017년 7월 수수료를 20%로 낮추고, 5%의 수수료를 달아 자체 결제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는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며 인입 결제를 강요한다.

거대 앱마켓 사업자들의 독과점으로부터 파생되는 높은 수수료율과 인앱결제 강요에 각국의 경쟁당국이 규제에 나서기 시작한 점은 원스토어에는 기회다.

특히 이 대표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께 애플 iOS로의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iOS에서도 제3자 앱마켓을 허용해야 한다는 법안이 미국과 유럽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iOS의 제3자 앱마켓이) 열리는 즉시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할 준비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스토어는 안드로이드OS의 앱마켓을 운영하면서 보안상 이슈를 다 극복했다. 만약 애플도 iOS의 앱마켓을 열어야 하고, (새로운 앱마켓 운영자를) 애플이 선택해야 하면 (보안을 비롯한 역량 측면에서) 원스토어가 으뜸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회사의 앱마켓 시장을 넓히기 위해 iOS의 문을 두드리는 한편, 해외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우선 동남아시아와 유럽지역을 표적으로 삼았다. 동남아 시장은 현지에서 많이 사용하는 선불카드 형식의 결제 방식을 애플과 구글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럽 지역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한국 이통사들처럼 멤버십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각 원스토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원스토어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독일의 통신사업자 도이치텔레콤과 손잡는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앱마켓 서비스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앱마켓 내에 매출 상위 게임이 별로 없다는 점도 조만간 극복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매출 상위 게임을 출시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다”며 “곧 출시하는 게임 2개는 게임 매출 순위 톱 5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스토어는 다음달 3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현재 매출 순위 톱5 안에 들어가는 게임 중 2개를 원스토어에 올리는 걸 논의 중이라고도 이 대표는 전했다.

그는 “오늘의 원스토어가 국내 7조원 규모의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안드로이드 앱마켓 사업자라면, 내일의 원스토어는 2025년 전 세계 약300조원 규모의 시장을 놓고 당당히 경쟁하는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리 콘텐츠 부문도 원스토어의 핵심 사업 부문으로 꼽힌다. 실제 원스토어의 스토리 서비스 플랫폼인 ‘원스토리’ 앱은 설치자 수가 작년 말 기준 150만명을 넘어서 국내 유사 서비스 중 3위를 기록했다. 활성 이용자당 월평균 매출은 약 6500원으로 주요 경쟁사의 3배에 달한다.

원스토어는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 ‘로크미디어’ 인수, 중국 1위 웹툰 플랫폼 ‘콰이칸’의 지분 투자, 예스24와 ‘스튜디오예스원’ 설립 등을 통해 2000여편의 스토리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해왔고, 올해부터 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랫폼에 품는 기기의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등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PC와 콘솔 등도 공략할 계획이다.

우선 텐센트와 함께 선보인 크로스게임 플랫폼 ‘원게임루프’는 작년 9월 베타서비스를 개시했고, 7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약 17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앱마켓 사업을 하며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 애드테크 기업들과 함께 구축한 광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올해 2분기 보상형 광고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3분기에는 광고주가 직접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원스토어 광고센터’도 선보인다. 광고를 보는 이용자들에게는 원스토어 포인트를 제공해 앱마켓에 들어온 개발사들이 추가적인 결제수익을 올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두 666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11억원이다.

공모가는 다음날까지 진행되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정해지며, 오는 12~13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SK증권이며, SK증권이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하나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