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먹자' 간 큰 서학개미, 결국…'이 종목'에 눈 돌렸다

입력 2022-05-09 13:46
수정 2022-05-09 14:1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미국 증시가 휘청이자 3배 레버리지 상품에도 거침없이 투자하던 ‘서학개미’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을 돌리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5월1~7일) 국내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SPDR S&P500 트러스트 ETF(SPY)’를 1560만달러 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이 네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미국 종목이었다. 미국 S&P500 지수를 1배 추종하는 이 ETF는 시가총액만 3712억 달러(약 473조원)가 넘는 세계 최대 ETF다. S&P500 내 종목들을 시총 크기만큼 담고 있어 사실상 미국 증시 자체에 투자하는 ETF로 잘 알려져 있다. 4월 마지막주(4월24~30일) 이 펀드의 순매수 금액은 394만달러였다.


비슷한 성격을 띤 ‘아이셰어즈 코어 S&P500 ETF(IVV)’에도 투자자들의 돈이 몰렸다. 지난주 서학개미들은 이 종목을 907만달러 어치 사들였다. 4월 마지막주 순매수액(278만달러)와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순매수 금액 순위로는 8번째다. 이 ETF도 S&P500 종목을 시총 크기만큼 담는다.

배당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JP모건 이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I)’는 9위(순매수 894만달러)에 올랐다. 옵션 상품과 대형주를 중심으로 담은 ETF로 고배당과 저변동성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미국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증시가 요동치자 위험투자에 나섰던 서학개미들이 비교적 안전한 ETF로 피신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4월1~30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스(SOXL)’였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세를 그리면서 지난달 수익률은 ?38.72%이었다. 지난주 순매수 금액은 444만 달러로 전체 종목 중 17위에 그쳤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부진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한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배당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배당주를 비롯한 배당 ETF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