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담보 모기지론에…'서브프라임 악몽' 우려

입력 2022-05-08 16:59
수정 2022-05-09 00:23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인터넷은행 마일로가 암호화폐를 담보로 받은 모기지대출 채권을 유동화해 보험사나 자산운용사 등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보도했다. 마일로는 지난 1월부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맡긴 주택 구매자들에게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500만달러까지 내주고 있다.

가령 10억원의 주택을 살 때 3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했다면 암호화폐를 담보로 추가 제공하고 나머지 7억원을 받아갈 수 있다. 금리는 담보물에 따라 연 3.95%~5.95%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일로는 최근 1700만달러를 조달했다. 해외 금융사로부터 총 3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상태다. 또 한 달간 3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마일로가 금융사에 매각하려는 주택담보대출 채권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유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포브스는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도 위험한 채권을 무관심한 자산운용사들이 매입한 게 문제의 단초였다”며 “주택가격이 오르는 한 주택 구매자들이 재융자를 이어갈 수 있지만, 최근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서는 채무불이행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를 담보로 잡은 만큼 리스크에 더욱 취약해 마일로가 판매하는 채권 때문에 다른 금융사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