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철 "투병 중인 아버지께…" 뭉클한 수상 소감 (백상예술대상)

입력 2022-05-06 21:19
수정 2022-05-06 21:40

배우 조현철이 백상 조연상을 받으면서 병상에 계신 아버지께 뭉클한 메시지를 전했다.

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4홀에서 열린 58회 백상예술대상이 진행됐다. 이날 TV 부문 남자 조연상에는 '옷소매 붉은 끝동' 이덕화,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이학주, '마인' 이학주', 'D.P.' 조현철, '오징어 게임' 허성태가 후보로 올랐다.

조연상 수상자는 바로 조현철이었다. 그는 "한준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호흡을 맞춰주신 정해인, 구교환, 신승호, 홍경 배우 감사드린다. 아버지가 투병 중이시다. 진통제를 맞고 보실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병상에 있는 아버지에게 "눈을 조금만 돌리면 마당, 창밖으로 빨간 꽃이 보인다. 그거 할머니다. 할머니가 거기 있으니까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죽음이라는 게 단순히 존재 양식의 변화인 거다. 작년 한 해 동안 내 첫 장편영화인 '너와 나'를 찍으면서 나는 분명히 세월호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영화를 준비하는 6년이란 시간 동안 나에게 아주 중요했던 이름들, 이들이 죽은 뒤에도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무서워하지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다. 금방 가겠다. 편안하게 잘 자고 있으세요. 사랑한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여자 조연상엔 '서른, 아홉' 강말금, '지옥' 김신록, '오징어 게임' 김주령, '마인' 옥자연, '옷소매 붉은 끝동' 장혜진이 후보에 올랐다.

각축전을 벌인 끝에 '지옥'의 김신록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되게 이 상이 받고 싶더라. 스스로 질책하기도 하고 이상하게 받고 싶더라. 또 제가 언제 이렇게 잘한다는 소리 들으며 시상식에 올까 싶었다. 자신 없는 마음이었는데 이 상을 주셔서 너무나 고맙다. 괴로운 마음으로 와신상담하는 대신 건강하게 정진하겠다. '잘하겠다'는 자신은 여전히 없지만 정직하고 진지하고 진실하게 해 나가 보겠다"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 있게 해주신 연상호 감독 '지옥' 제작진 여러분 고맙다. 동료 여러분, 앞으로 함께 작업했으면 좋겠다. 연극을 하던 시절부터 저를 지지해주시는 관객 여러분 정말 고맙다. 여러분들 덕에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었다"고 인사했다.

58회 백상예술대상은 2021년 4월 12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츠나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간 무관중 행사를 치렀던 백상예술대상은 방역 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다시 봄'이란 주제로 올해 관객들과 다시 마주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