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량지수, 나이 든 남성 생식능력 결정하는 주 요소"

입력 2022-05-06 18:01
수정 2022-05-16 16:07

난임 치료 대상은 주로 여성이었지만, 최근에는 남성 난임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난임으로 진료받은 남성 환자는 27.6% 증가했다. 하지만 남성 난임의 원인이 밝혀진 것은 많지 않다. 그만큼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남성 난임 치료에 돌파구를 마련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이 든 남성의 경우 체질량지수(BMI)가 생식 능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미국 유타대 의대 연구진은 지난 2일 국제학술지 ‘세포 발달’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7~22세 남성 4명과 60세 이상 남성 8명의 고환에서 생식세포, 체세포 등 4만4000개의 세포를 분리했다. 이후 세포 각각의 유전자를 모두 분석해 연령과 BMI에 따른 유전자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연령에 따라 정자를 형성하는 데 관여하는 주변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환에는 나이와 관계없이 끊임없이 정자를 생산해내는 ‘정원 줄기세포(SSC)’가 있다. 여성과 다르게 남성은 나이가 들어서도 생식 능력이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정자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세르톨리세포, 라이디히세포, 고환세관주위세포 등 여러 주변 세포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르톨리세포는 정자 세포들의 영양을 제공하고, 라이디히세포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생산을 돕는다. 고환세관주위세포는 조직의 바깥과 안쪽을 구분하는 기저막 형성에 관여한다.

연구진은 연령에 따라 줄기세포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주변 세포의 능력에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주변 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성숙한 정자를 배출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특히 나이 든 남성 중 BMI가 높은 경우 생식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징타오 구오 유타대 의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노화로 인한 난임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