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재건축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시범·한양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에 따라 가장 빨리 정비사업에 나서면서 인접한 다른 단지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부·목화·삼익·은하·장미·화랑·대교 등 다른 단지들도 모두 1970년대에 준공된 노후 아파트지만 재건축 추진 속도는 제각각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부·목화·미성·수정 등 4개 단지는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았고, 대교·진주·공작·삼익·은하·장미·서울·화랑·초원 등 10개 단지는 추진위 미승인 상태다. 모두 1971~1978년에 지어져 준공 40년을 넘겼다.
시범·한양아파트 다음으로 재건축 논의가 빠른 곳은 삼부, 목화아파트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여의도 아파트지구 11개 단지를 8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반주거지역인 이들 단지에 기부채납을 전체 면적의 최대 40%까지 받는 대신 용적률을 대폭 끌어올리는 안이었다. 다만 소규모 단지 간 통합이 전제 조건이었다.
단지 간 통합 재건축 논의는 삼부·목화에서 가장 먼저 이뤄졌다. 두 단지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한강공원과 가장 가까워 재건축 기대가 큰 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삼부아파트는 지난 1월 전용면적 107㎡가 27억2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전년 동월 같은 면적의 가격(21억9000만원) 대비 24.2% 올랐다. 2월부터는 매매 거래가 없다.
하지만 올 들어 단지 통합 협의가 불발되면서 현재는 ‘따로따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용적률을 높이는 대신 목화 자리에는 수변공원 등을 조성하는 개발안에 단지 간 의견이 갈렸다. 삼부아파트는 올해 단독으로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했으나 이번 서울시 검토에서 제외됐다. 인접한 ‘화랑·장미·대교’ 역시 통합 재건축 논의 진전이 더딘 상황이다. 한강변이 가장 가까운 화랑아파트 입주민들이 통합 재건축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제이에듀투자자문의 고준석 대표는 “시범아파트(현 1578가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의도 노후 단지는 가구 수가 적다”며 “소규모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어 단지 통합 논의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