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犬)의 식용을 금지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한 이후 정부가 사회적 논의에 나섰지만 육견업계가 강하게 반대의 뜻을 나타낸 결과다.
사회적 논의기구인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는 개 식용 금지와 관련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운영 기간을 다음달까지 연장한다고 6일 발표했다. 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 주도로 동물보호단체와 육견업계, 전문가, 정부 인사 등 총 21명으로 구성돼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전체회의와 소위원회를 일곱 차례씩 열었지만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위원회는 올해 4월까지로 예정됐던 운영 기간을 다음달까지 2개월 늘리기로 했다.
위원회는 “출범 초부터 개 식용 문제에 대해 참여자들 간 입장 차이가 컸다”고 털어놨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돼지, 소와 같은 다른 가축과 달리 개는 공장식 사육에 적합하지 않은 특성이 있어 개의 식용을 허용하면 동물 학대 소지가 크고, 사육 환경에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많다며 개 식용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육견업계는 개고기를 먹는 식습관은 이미 정착된 문화인 데다 개 사육업자와 판매업자의 생존권이 달려 있다는 이유로 개의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일반 국민의 의견 역시 어느 한쪽으로 모아지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해 11월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개 식용 금지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한 찬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48.9%였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