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00개 중 70개는 3년 안에 망하고, 나머지 기업 중 20개는 좀비기업처럼 연명하고, 10개 중 3개만 제대로 성장할 것입니다.”(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
국내 스타트업 업계가 전례 없는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1세대 ‘스타트업 멘토’ 3인이 “창업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이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 18기 스타트업경진대회(데모데이)에서 김유진·김호민·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최근 청년을 중심으로 퍼지는 ‘유행성 창업’에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세상에는 공무원, 변호사, 회계사 등 다양한 사람이 필요하다”며 “모두가 창업가가 될 필요도 없고 모든 사업이 빠른 성장을 요구하는 벤처사업에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덮어놓고 창업하는 게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 창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김호민 공동대표는 “대학생 창업은 학도병에게 실제 전쟁에 나가서 총 들고 싸우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유진 공동대표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스타트업 한번 해봐’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대부분 실패하는 게 당연하고 이런 실패를 통해 경험을 얻을 수 있지만 즉흥적인 창업과 실패가 트렌드화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반적인 성공 방식은 없지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있다”며 위워크 가기, 워라밸 찾기를 꼽았다. 공유오피스를 다니면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보다 네트워킹(사교)에만 치중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본질보다 ‘겉멋’에 빠지지 말라는 취지다.
이들은 “청년 창업자들이 자신이 진심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몰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대학생들이 예쁜 여자 있나, 잘생긴 남자 어디 없나 찾던 게 페이스북의 시초”라며 “50대는 풀 수 없는 대학생 문제를 대학생이 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스파크랩 데모데이에는 스타트업 11곳이 참가했다. 공동대표 3인이 연사로 참여했으며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 최형록 발란 대표가 진행자로 나섰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