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도 '줍줍' 했다…개미들 1000억 넘게 사들이고 있는 주식

입력 2022-05-05 06:52
수정 2022-05-05 08:46

개인투자자들(개미들)이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오스템임플란트를 부지런히 사모으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 폐지에 기로에 있다가 주식 거래가 약 4개월 만에 재개됐다. 2200억원이 넘는 내부 횡령 사건에도 개미들은 '기업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스템임플란트는 전 거래일 보다 2900원(2.50%) 내린 11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거래가 재개된 직후 상승과 하락을 오갔지만 11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대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거래 재개 첫날 시초가(12만1000원) 대비 9000원(7.44%) 내린 11만2000원에 장을 끝냈다. 이는 거래 정지 직전인 작년 12월30일 주가(14만2700원)와 비교하면 21.51%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또한 횡령사건 이전에 2조원에 비하면 그만큼 빠지게 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월부터 장기간 매매가 정지돼 코스닥시장 업무 규정에 따라 개장 전 최저 호가(7만1400원)와 최고 호가(28만5400원)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했고,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결정된 최초 가격이 기준가(시초가)로 결정했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회사 재무팀장이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장폐지 사유로 지난 1월3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한국거래소의 심사에서 상장 유지 결정이 나오면서 지난달 28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 재개 직후 이달 3일까지 개인들은 111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도 385억원어치 순매수 했다. 반면 외국인은 1530억원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나름의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식시장 변동성을 감안했을 때 적정 주가라고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증권가에선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양호한 이익 흐름 등을 감안하면 기업가치엔 큰 문제가 없다고 보면서도,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 목표주가로 14만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16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는 종전 목표주가 대비 각각 12.5% 15.7% 내린 것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홀드)로 낮추기도 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규모의 횡령에 대한 감시 시스템 미비로 인한 회사 신뢰도에 영향을 받아 주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면서 "만약 계좌 동결 가능 시 횡령금액은 회수 가능, 일부 회수가 미비한 경우에는 작년 영업 외 손실로 반영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에 대한 훼손은 없다고 보면서도 '평판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횡령금액 일부 상각에 의해 현금성자산은 감소했지만, 견조한 영업상황에 힘입어 현금흐름 개선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채비율도 386%로 지속 낮아지고 있어 횡령으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는 커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에 의해 발생하는 기관 및 외국인 매도 물량, 평판 리스크로 인한 매도 물량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