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상 세계 관련 제품을 제공하려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기구)까지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합니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사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국내에선 드물게 메타버스 솔루션 및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는 고유 기술을 A부터 Z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의 강점을 요약했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이노시뮬레이션은 2000년 설립한 국내 메타버스 1세대 기업이다. 첨단 차량 개발에 필요한 스마트 모빌리티(이동) 시뮬레이터(모의 실험 장치)와 현실 세계를 정교하게 디지털로 구현하는 확장현실(XR)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지난 4월 기업공개(IPO)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 기술성 평가를 신청했다.
2020년 대한민국 기술대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수상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게임이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다는 게 다른 메타버스 기업과 큰 차이점이다. 값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거나 중대 재해 위험을 지닌 방위산업 교육·훈련, 중장비 원격 제어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까지 폭넓은 분야에 시뮬레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부회장을 맡은 조 사장은 “XR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수출까지 하는 국내 유일한 회사”라며 “현실 세계에 관한 깊은 이해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매출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급증했다. 영업적자는 47억원에서 2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로템,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한화디펜스 등 주요 고객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현실과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초실감’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스마트 트레이닝 센터’로 불리는 비대면 원격 메타버스 교육 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면 항공기나 중장비 조종처럼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실습 경험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처럼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다양한 XR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