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때이른 폭염…봄 없이 바로 여름 '122년만 신기록'

입력 2022-05-03 21:20
수정 2022-05-03 21:21
인도와 파키스탄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반다 지역의 최고기온이 47.4도를 기록했다. 또한 파키스탄 신드주 야코바드는 지난달 30일 49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4월 기온을 찍었다. 또한 인도 북서부와 중부지방의 지난달 평균 최고기온은 각각 35.9도, 37.78도로 122년만에 최고치를 세우기도 했다.


셰리 레만 파키스탄 연방기후변화부 장관은 성명에서 “파키스탄이 ‘봄이 없는 해’를 겪는 것은 수십년만에 처음”이라며 “기후 비상사태에 따라 파키스탄은 존재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최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약 20만 인구의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투르밧은 현재 하루에 9시간씩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에어컨이나 냉장고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해가 지고 나서야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상 기온에 저수지가 말라 물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인도 철도 당국은 석탄 공급을 서두르기 위해 5월 말까지 753편의 여객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화물열차를 긴급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오디샤주, 웨스트벵골주 등 폭염으로 휴교령을 내린 지역들도 있다.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손실 등 장기적인 피해도 우려된다. 열에 민감한 작물인 밀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펀자브주는 지난달 평균 온도가 7도 상승하면서 밀 생산량이 1헥타르당 500kg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도 구자라트 지역 재난관리연구소의 아비얀트 티와리 조교수는 “극단적인 폭염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현재”라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도 성명을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기온은 우리가 기후 변화에 따라 예측한 기온과 일치한다”며 “폭염은 과거보다 더 일찍, 더 자주 발생할 것이며 더 강렬해질 것”이라 경고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