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정부 1호 노동법안…"배달라이더 산재보험 전속성 기준 폐지"

입력 2022-05-03 17:37
수정 2022-05-03 17:53


윤석열 정부의 '1호 노동법안'은 배달 라이더의 산재보험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결정됐다. 상징성이 큰 1호 노동법안의 의미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3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일 전후에 맞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특고종사자 및 플랫폼 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에서 '전속성 규정'을 폐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전속성’이란 두 군데 이상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라이더의 경우 한 사업장에서 월 소득 115만원 이상을 벌거나 93시간 이상을 일해야 산재보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기준을 의미한다. 근로자인지가 애매한 특고 종사자들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에 가까운 '전속성'이 있는 경우에만 산재를 보상해주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규정이다.

다만 이 규정 때문에 산재 보험료를 내고도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해 노동계를 중심으로 폐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플랫폼 종사자 중 개정안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게 될 배달 라이더들의 경우 대부분 배민, 쿠팡이츠 등 두 군데 이상 업체의 앱을 통해 일을 받고 있다. 따라서 한 군데에서 근로시간이나 소득 조건 등 전속성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아 산재 보험 사각지대에 위치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3월 40대 여성 라이더가 배달 도중 트럭에 치여 사망했지만 전속성 규정 탓에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더욱 논란이 된 바 있다.

그 밖에도 법안은 이번 법안은 △플랫폼 운영자에 대한 자료제공 의무부여(플랫폼 운영자가 플랫폼 종사자 노무 제공 관련 자료를 일정 기간 보관) △산재보험 급여 산정 기준을 위한 평균 보수 개념 신설 △노무 제공자의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 △노무 제공자 적용 제외 신청제도 폐지 등도 담고 있다. 또 온라인 플랫폼 종사자도 산재보험법 상 보호 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임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 분과 간사이기도 하며, 지난달 연달아 배달 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등과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며 전속성 폐지 이슈에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이번 법안은 그 결과물로 보인다.

특히 플랫폼 노동 분야는 비교적 신생 산업이라 기존 양대 노총 등 노동계의 입김이 아직 세지 않은 분야이며, 종사자 수도 급증하고 있는 데다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신산업이다. 추후 정책 주도권을 선점할 필요도 있다는 판단이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근로자 중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56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배달원이 42만8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8년 한국노동연구원 실태조사에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넓게 잡을 경우 74만5000명이 넘는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법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는 전속성 기준을 폐지하고 산재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플랫폼 업체들은 의견이 나뉜다. 배달의민족 등 대형 업체는 배달 라이더들의 보호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 플랫폼 분야 중소업체·신규 진입 업체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업체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면 중소 경쟁 업체들이 기존 대형 업체들과 경쟁이 어렵고 시장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측은 이번 법안을 최대한 빨리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에 올려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