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다음달 미국에서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TV 판매를 시작한다.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QD-OLED TV를 시장에 내놓은 삼성전자보다 다소 비싼 가격이다.
3일 외신 엔가젯은 소니가 다음달 미국에서 QD-OLED TV '브라비아 A95K'를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가격은 55형 2999달러(약 380만원), 65형 4000달러(약 507만원)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 3월 현지에 출시한 QD-OLED TV인 '삼성 OLED'보다 비싸다. 삼삼성전자는 55형을 2199.99달러(약 278만원), 65형을 2999.99달러(약 380만원)로 책정했다. 동일 크기 TV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소니에 비해 100만원 이상 싼 가격이다.
엔가젯은 소니의 QD-OLED TV 가격에 대해 "LG와 삼성의 일부 모델에 비해 비싼 가격이지만, 소니의 이미지 품질이 소비자들에게 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동기부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QD-OLED는 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쓴다. 여기에 적녹청(RGB)의 QD발광층을 더한다.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OLED(WOLED)와는 방식이 다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OLED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소니가 QD-OLED TV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WOLED TV 출하량은 404만8000대로 전체 OLED TV 시장(652만5000대)의 62%를 점유하고 있다.
다만 QD-OLED의 낮은 수율(합격품 비율)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할 수 있는 QD 디스플레이 물량은 연간 100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물량을 현재 QD-OLED TV를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나눠야 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QD 디스플레이의 생산 수율이 조기 개선되면서 공급 제약도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축적한 사업 역량을 토대로 QD 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최근 여러 외부 요인들로 인한 디스플레이 수요, 공급망 관리(SCM)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시장 환경을 면밀히 살피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QD-OLED 출시로 OLED TV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긍정적 시각도 있다. OLED TV 시장 선두주자 격인 LG전자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형세 LG전자 부사장은 올해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OLED에 합류한다면 생태계 확대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