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베트남 전자상거래 기업 티키(Tiki)의 지분 10%를 인수한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각각 7%, 3%의 티키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2일 발표했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신한금융은 티키의 3대 주주가 된다. 티키는 식료품부터 디지털 서비스까지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운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베트남의 쿠팡’으로 불린다. 신한금융은 티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비금융 정보를 기반으로 신용평가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신한금융 그룹사 중에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라이프 신한DS 등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신한금융이 올 1분기에 거둔 글로벌 순이익은 1295억달러로 작년 동기(963억달러)보다 34.5% 증가했다. 전체 당기순이익 중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1%에서 9.2%로 높아졌다. 신한은행의 국외 점포별 순이익 비중을 보면 신한베트남은행이 32%로 가장 많다. 신한의 일본 현지 법인 은행인 SBJ은행(20%)과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10%)가 뒤를 이었다.
해외 공략에 나선 금융지주는 신한금융뿐 아니다. KB금융그룹은 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 하반기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열기 위해 출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이달 싱가포르에 이어 6월 미주 지역에서 해외 IR을 열어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기업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미주, 유로존 등 선진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과 연계한 기업금융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