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부동산 제도는 검찰개혁과 달리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서울시민에게 필요한 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합의를 이뤄낼 적임자라고 자부합니다.”
6·1 지방선거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송영길 전 대표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법 개정과 예산 확보의 최종 권한은 국회에 있다”며 “5선 국회의원이자 172석의 원내 1당을 이끌어본 노하우로 정부와 여당,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 사이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까지 민주당 대표로 당을 이끌었던 송 후보는 여당 후보가 정부와 협의하는 데 유리하다는 주장에 대해 “여야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이라며 “초선 출신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비해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후보는 부동산 분야에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 △4종 주거지 신설 및 용적률 500% 적용 △준공 30년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안전진단 면제 △세입자 우선 분양권 지급 △누구나집(집값의 10%만 내고 10년간 거주한 뒤 최초 분양가격으로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 등을 공약했다.
서울 부동산 민심이 민주당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우려에 대해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면서도 “일관되게 종부세 양도세 완화를 주장해 왔고, 실제 1주택자 종부세 완화법을 작년에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설득해 부동산 세금과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강남구 구룡마을 등에 누구나집을 공급해 집값이 자극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공사와의 공사비 갈등으로 멈춰선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사례를 언급하며 공공의 역할도 강조했다. 송 후보는 “서울 재건축·재개발의 60%가 분쟁으로 지연되고 있지만 서울시장이 세밀하게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조합 비리와 시공사의 과도한 공사비 요구 등을 중재할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4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오 시장에 대해선 “1년간 특별히 보여준 게 없다”며 “밑그림을 그린 뒤 시장이 돼야 하는데 지금도 밑그림만 그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송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게 약 20%포인트 차이로 뒤져 있는 것과 관련, “2주 안에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 재·보궐선거와 대선에서 부동산 심판을 받았고 당 지지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곧 박빙으로 갈 것”이라며 “토론에서 송영길의 경쟁력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0년 인천시장 선거 때 15%포인트 차이로 상대 후보에게 뒤지던 지지세를 2주 만에 8%포인트 격차로 따돌린 사례도 소개했다.
1호 공약인 ‘유엔 제5본부 유치’를 통해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격상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송 후보는 “국제관계 분야 2만 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10조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으로서 맺었던 유엔안보리 상임 5개국 정치인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임기 내 유치를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유정/오형주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