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노력의 산물로 포털이 돈 버는 구조 바꾸겠다"

입력 2022-05-02 17:27
수정 2022-05-03 01:09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업체인 유튜브의 사용자 제재 기준과 절차가 불투명하다며 “제재 사유를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2일 밝혔다. 또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에 대해선 뉴스를 배열하고 노출하는 알고리즘을 외부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디어 플랫폼의 신뢰성·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가 플랫폼 사업자인 유튜브로부터 ‘노란딱지’와 같은 제재를 받을 때 사유를 통보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란딱지는 유튜브가 선정성, 폭력성, 정치적 편향성 등 내부 운영 기준에 위배되는 콘텐츠에 붙이는 노란색 달러 모양의 아이콘이다. 노란딱지가 붙은 콘텐츠는 광고 게재가 제한돼 콘텐츠를 만든 유튜버가 불이익을 받는다.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런 노란딱지가 명확한 기준 없이 부과되고 있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코리아와 사전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다른 나라에도 구체적인 사례는 없고 우리가 최초로 (제도 개선을) 시도한다”며 “합당한 이유 없이 하루 아침에 노란딱지를 분류해 광고를 차단하는 것은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구글코리아는 이런 정책 방향에 대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 대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인수위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이 뉴스를 선택하고 배치하는 알고리즘 기준을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포털 내부에 법적 기구인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를 만들어 뉴스의 배열, 노출 등에 대한 기준을 검증하고 국민에게 이를 공개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위원회의 구성, 자격 요건과 업무 등은 정보통신망법과 신문법 등 법률로 정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필요하다면 중립적 외부 기관으로 만들되 그 경우에도 정부 역할은 위원회를 지원하는 것으로 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알고리즘의 핵심 코드를 외부에 공개할 경우 이를 악용하는 언론사가 생겨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두 회사는 “입장이 없다”고 했다.

인수위는 이 밖에 포털에서 뉴스 클릭하면 뉴스를 만든 언론사 홈페이지에 접속되는 방식의 아웃링크 뉴스 검색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콘텐츠를 만든 언론사가 포털에 속박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조치다. 박 의원은 “아웃링크 효과를 세밀하게 분석해 전면 전환을 준비하겠다”며 “전면 도입 후에 문제가 계속되면 포털 편집권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털의 뉴스 품질 등을 평가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조직과 운영 방식도 개선된다. 박 의원은 “제평위 모든 회의의 속기록 작성을 의무화하고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좌동욱/김주완/이승우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