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 안전자산…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만 108조

입력 2022-05-02 17:40
수정 2022-05-03 01:01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작년 12월 애플의 신용등급을 AA1에서 미국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AA로 올렸다. 한국(AA2)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애플이 도산할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

무디스는 애플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과 높은 고객 충성도, 현금 보유력 등을 신용등급 상향의 이유로 들었다. 무디스는 “애플은 앞으로 어떤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을 보유했다”며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매년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입해 소각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는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치는 것도 애플을 ‘안전자산’으로 꼽는 이유다. 애플은 지난해 855억달러(약 108조원)를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한국 유가증권시장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97조원)보다 더 많은 돈을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썼다. 총배당금은 145억달러(약 18조원)에 달했다.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때만 해도 애플은 자사주 매입에 인색한 회사였다. 하지만 2011년 CEO에 오른 팀 쿡은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2년부터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섰다. 쿡은 당시 실적 발표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결정 사실을 전하며 “분기 배당은 투자자들에게 고정적 수입을 제공할 것이며 애플의 투자자 기반도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올해도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에서 주당 배당금을 0.23달러로 5% 올리고, 900억달러(약 11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 덕분에 최근 아마존, 테슬라 등 빅테크기업 주가가 하루 10% 이상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애플은 낙폭이 크지 않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